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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제주도 조용한 게스트 하우스 추천 : 평생 살고 싶었던 월정여관 후기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는게 너무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친구가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충동적으로 제주도 티켓을 끊었다. 아무래도 큰 게스트하우스는 혼자 여행하기 위험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취약할 것 같아서 소규모 게스트 하우스를 검색했다. 월정여관이라는 곳이 마음에 들었고, 3박 4일동안 여기에서 지내기로 했다. 

 

 

월정여관은 101번을 타고 월정리 정류소에서 내려서 10분 정도 걷다보면 나온다. 

 

 

바다 근처로 오면 간판이 보인다. 네이버 지도에는 안나오는데 여기서 길을 돌아가야한다. 아침에 사장님께서 직접 그리신 약도를 보내주셨는데, 그걸 보면서 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길을 따라서 들어가니 게스트하우스가 나왔다. (사진을 안찍었네ㅠㅠ) 전화하니 사장님 한분이 나오셨고 리트리버 한마리도 신나서 같이 뛰어나왔다. 

 

 

 

 

 

외관이 정겹다. 마당이 있고 왼쪽은 공용공간과 도미토리 두개, 1인실 하나가 있고 오른쪽에는 주인방과 주방, 그 외 다른 방들이 있는 것 같다.(이쪽엔 방이 몇개 있는지 제대로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보라색이 메인 컬러이구나 생각할 정도로 보라색 페인트를 많이 사용하셨는데 의도하신건 아니라고. 사실 나는 그 보라색이 마음에 들어서 예약한 것도 있었다. 

 

1. 식사

들어가보니 나말고 다른 게스트 한명이 더 있었고 공용공간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사장님은 두 분이 계신데 문 열어주신분 말고 다른 사장님이 비빔밥했는데 같이 드실래요? 여쭤보았다. 너무 힘들어서 사양하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ㅋㅋ 너무 맛있었다. 비빔밥은 사진을 못찍어서 아쉽다. 

 

이런거 리뷰에 올리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장님 음식 솜씨가 너무너무 좋다. 부담된다고 그만좀 올리라고 하셨는데ㅋㅋ 세번째 아침으로 나왔던 매콤한 소고기 뭇국 어떻게 끓이는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까먹고 있었다. 내가 간 날은 조식을 모두 밥으로 챙겨주셨고, 겹치는 반찬이 깍두기 빼곤 하나도 없는게 너무 신기했다. 아침부터 그걸 어떻게 다 준비하시는지..

 

 

가끔 이벤트로 늦은 저녁 식사를 준비해주신다. 날씨가 많이 안좋은 날이면 밖에서 먹기 힘들 게스트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써주신다고 한다. 직접 삶으신 족발과 친구분이 서울에서 사온 국물 닭발을 먹고, 다 먹은 국물에 밥을 볶아주셨다. 참가비는 15000원이었는데 술과 함께 정말 배부르게 먹어서 감사했다. 


 


2. 침실

도미토리를 이용하다가 마지막 밤에는 친구가 와서 친구와 함께 2인실 공간을 이용했다. 도미토리 처음에 들어가보고 놀랐다. 이렇게 침대 큰 도미토리는 제주도에서 처음 본다. 침대 밑 공간이 넓다. 거기에 짐을 두면 된다. 난방을 잘 해주셔서 따뜻했다. 말이 도미토리이지, 3인실이라서 큰 부담도 없다. 사진이 없는게 너무 아쉽다. ㅠㅠ

 

 

2인실도 너무 좋다. 도미토리와 같은 위치에 있는 공용공간도 정말 좋았고, 우리는 다른 건물에 있는 공용공간을 이용했다. 여기는 작은 테이블과 냉장고가 있는 작은 공간이 붙어있는데 여기서 친구랑 영화 보니 너무 좋았다. 여기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침실이 나오는데 이것도 안찍어뒀다. 분명 찍었던거 같은데..! 침대도 넓어서 둘이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사장님이 직접 주걱에 그리신 그림. 그림 너무 잘그리신다. 내 아이패드에도 그림 그려주셨는데, 엽서로 만들어서 팔아도 될 것 같다. 

3. 보안

여자 사장님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공간이라서 특히 안전문제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다.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방마다 잠금장치가 튼튼하게 있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경고를 보내는 씨씨티비도 있었다. 다 떠나서 사장님들이 신경을 써서 게스트들을 걱정하고 신경써주시는게 보여서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소규모 게스트하우스라서 게스트 하나하나를 다 신경써주시는 것 같았다. 특히 남녀 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많이 걱정해주시고 미리 예방을 잘 해주시니 여자 혼자 여행을 온다면 여기에 오래 머무는 것을 추천한다. 

4. 파티

파티가 없는 게스트하우스이다. 하지만 공용공간에서 게스트끼리 모여서 작은 술자리를 가지긴 한다. 게스트가 적으면 사장님들도 함께 자리하신다. 공용공간이 있는 건물에서 자고 있거나 일찍 자고 싶은 게스트가 하나라도 있으면 술자리는 그자리에서 멈추신다.  보통 파티 때문에 파티 참여를 안해도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그럴 일이 전혀 없다. 

나는 세번 모두 술자리에 참여했는데 재밌었다. 파티보다 훨씬 좋았다. 어쩔 수 없이 찬물을 끼얹는 게스트가 있기 마련인데, 그래도 분위기가 너무 좋고 재밌었다. 사장님 두분이 모두 유쾌하시고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캐치하시고 다른 이야기로 흐름을 바꿔주시는 것 같았다. 

술자리 자체도 아무리 재미있어도 1시가 되면 자리를 마무리한다. 꼭 이쯤이면 자고 싶다 싶을 때 사장님들이 알아서 자리를 끝내주셨다.ㅋㅋㅋㅋ 계속 게스트들을 살피고 졸려보이는 것 같으면 조절을 해주시는 것 같았다. 

 

 

 

5. 위생

정원이 10명 정도일 정도로 소규모 게스트하우스인데 정말 열심히 청소를 하신다. 침구도 게스트가 올 때마다 바꾸신다. 하얀 침구 관리 어려우실텐데 호텔 이불 덮을 때 느끼는 푹신하고 뽀송한 기분이 너무 좋다. 흰 침구라서 뭐가 묻으면 힘들게 다 지워내신다고 하셨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화장은 침대가 아닌 화장대나 화장실에서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화장을 다 지운 후 침대에 눕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 원래 침구가 더러우면 모르겠는데 너무 깨끗해서 뭐라도 묻으면 정말 정말 죄송해진다. 

 

6. 한모

 

 

아까 반겨주었던 리트리버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이름이 한모인데, 중년쯤 되는 나이라서 그런지 매너가 좋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데 뛰어오르지는 않고 계속 만져달라고 온다. 하루종일 한모랑 놀기만 했던 게스트도 있었다.ㅋㅋ 계속 생각날 정도로 예쁘고 매너있는 개라서 얘만 보러 여기 간다해도 좋을 것 같다. 

 

갑작스럽게 혼자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너무 좋은 곳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주변 맛집도 잘 알려주시고 볼만한 곳도 알려주셔서 좋았다. 월정 여관 자체도 좋고 주변에도 좋은 곳이 정말 많다. 다음에는 월정리 주변 괜찮은 카페, 식당 리뷰를 쓰려고 한다. 

 

*일절 협찬 없이 제 돈으로 다녀오고 솔직하게 쓰는 리뷰입니다. 

 


[여행/국내 여행] - 제주도 맛집 리스트1 : 내가 다녀온 제주도 카페 리스트

 

 

[여행/국내 여행] - 제주도 맛집 리스트2 : 다녀온 식당과 내가 보려고 적어둔 추천받은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