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유는 말할것도 없이 노래 실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영웅은 노래 실력을 제외하더라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독특한 지점이 많다. 왜 임영웅은 매력적이고, 인기를 끄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나머지 네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세에 흔들림이 없다.
보통 노래하다보면 호흡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심이 흔들린다. 아무리 노래를 잘하는 가수라도 몸이 흔들리기 쉽고,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도 호흡을 하는 중심부는 흔들림이 보인다.
보랏빛 엽서를 부르는 임영웅. 몸 중심이 곧고 흔들리지 않아서 신기하다.
그런데 임영웅은 신기할 정도로, 몸 가운데에 심지가 두껍게 있는 것처럼 흔들림이 없다. (심지어 데스파시토 같이 안무와 함께 부르는 노래에서도 자세에 안정감이 있다.)
중심부가 흔들리지 않는 그 상태에서 딱 필요한 움직임만 보여준다. 임영웅의 이런 모습이 자신도 모르게 안정감을 주고, 사람을 편하게 만든다. 이런 신뢰감을 바탕으로 노래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팬들이 빠져드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부분이 그런 빠져드는 느낌을 주는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아픔이 있는 도시에서 온 젊은 청년
포천은 분단의 경계에 있는 도시이다. 역사적으로 북한과 남한 점령이 반복되며 많은 아픔을 겪은 도시이다. 휴전 이후에도 포천을 포함하여 수복지구는 과거 북한에 속했던 곳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차별을 겪었었다.물론 임영웅이 직접 그것을 겪진 않았겠지만, 분단과 휴전 이후에도 지속된 차별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지역민의 정서가 분명 느껴진다.
연기를 잘한다.
부르는 노래마다 미묘하게 제스쳐가 전부 다르다. 임영웅이 첫 소절부터 사람을 끌어들이는 또다른 이유는 이유는 연기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를 때 그 당사자가 되어 이입해서 부른다는 것이 첫소절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마 라이브로 들으면 그게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첫소절 부르고서 관객들이 탄식하는 것만 보면 나도 꼭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어진다.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를 부르는 임영웅. 들어보면 정말 60대 노인이 부르는 느낌이 난다.
특히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를 때 디테일을 확인해보면, 다른 곡을 부를 때보다 더 몸도 편하게 흔들고, 손도 많이 움직이면서 부른다. 나이 든 노부부끼리 인생을 회고하면서 편하게 얘기하는 것처럼. 곡 해석능력을 넘어서 이입을 해서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
- 안예은 - 상사화 커버. 출처 : 임영웅 유튜브
젊지만 중후한, 중후하지만 젊은 트로트 가수
예전에는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구분이 뚜렷한 것이 트로트였다면, 지금은 그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임영웅은 그 허물어진 벽에서 나온 새로운 인물이다. 보통 20대가 부르는 트로트라면 밝고 유쾌한 성격이 강한데, 임영웅은 노련한 원로가수가 부르는 것 이상으로 깊이감을 가지고 트로트를 부른다.
즉 임영웅은 젊어서 그 계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나이가 들어야만 얻을 수 있는 매력을 벌써 가지고 있다. 김연아가 처음 나왔을 때 새로운 종목을 이끌고 갈 기대를 했던 것처럼, 임영웅에게 기대를 하게 된다. 젊은 나이에 신기할 정도로 중후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서, 무언가를 이끌어가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게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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