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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부부의 세계] 주변 사람들은 왜 김희애를 속였을까? 김희애는 어떻게 결말을 낼까?

남편은 그냥 쓰레기라고 치자.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핵심은 불륜 남편 이야기가 아니다. 온 세계가 지선우(김희애)를 속였다. 즉 부부의 세계라는 제목은 '부부'자체도 초점을 맞추지만 그 부부를 둘러싼 '세계'에 더 초점을 맞추는 제목이다.

 왜 주변사람들은 지선우를 속였을까? 단순한 열등감에서 시작해서 한 인간을 트루먼쇼에 몰아넣는 쾌감까지, 주변인들이 지선우를 속인 이유를 분석해본다. 그리고 그것을 지선우가 완벽하게 복수하기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추측해본다. 

 지선우(김희애)를 둘러싼 모든 것이 지선우를 속인 이유

완벽한 인물에 대한 열등감과 그 사람이 흠집날 때 느끼는 쾌감

지선우는 완벽한 인물이다.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따라잡고 싶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들이 남편의 불륜을 용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이에 대한 열등감이다. 따라잡을 수 없는 인물에 대한 열등감을 풀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원작과의 차이가 이 점에서부터 난다. 원작인 닥터 포스터 역시 모든 면에서 성공한 인물이지만 지선우는 말 그대로 사람 같지가 않다. 너무 완전무결해서 주변사람들은 지선우와 그들 간의 상하관계를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그 상하관계가 뒤집히는 것에서 엄청난 쾌감을 얻는다.

 

 

 

 

한 사람이 아닌 모두가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폭로가 어려웠다.

만약 한명만 비밀을 알았더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방 지선우에게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점점 늘어나 여러명이 그 비밀을 알고, 하나의 공범 집단이 형성 되었을 때문에 그 비밀은 지켜질 수 있었다.  그들 중 누군가가 지선우에게 사실을 얘기하게 되면 그 사람은 본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꼴이자 내부고발자로 비난받는다. 비난을 피할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들은 트루먼쇼를 즐기고 있었다.

한 사람만 모르는 비밀을 집단이 공유한다면, 그 비밀이 한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어 놓을 수 있다면 마치 그 사람이 내 발 밑에 있는 것과 같은 쾌감을 얻게 된다. 마치 트루먼쇼의 배우들, 관객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연극에 참여하며 그들은 그들만의 신호를 주고받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첩보 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지선우에 대한 열등감도 있지만 지선우에 대한 애정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지선우 같은 여자에 대해 이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대놓고 관심을 표현하는 김영민을 포함해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지선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마치 트루먼쇼를 보는 관객들이 트루먼을 사랑으로 지켜보면서 자신들이 트루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다 선우를 위해 비밀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변명을 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자기최면을 건다. 지선우는 이제 그들을 모르지만 그들은 이 비밀로 인해 지선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지선우에 대한 잘못된 애정 또한 동반된 결과이다. 지선우도 일반인과 다를 거 없다는 위안과 동시에 그들은 이상한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그 연민이 다시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된다.

이태오와 여다경을 손에 쥘 수 있는 권력

뿐만 아니라 저 불륜 남녀는 이제 비밀을 공유한 주변 사람들에게 덜미를 잡힌 셈이다. 하지만 고발해버리는 순간 그 상하관계는 끝난다. 하지만 그 비밀이 유지되는 한 그들은 불륜 남녀에게도 일종의 우월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제혁(배우 김영민)은 이미 이태오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고, 그들의 비밀을 숨겨주지만 이태오르 살살 건드리고 비아냥거린다

이 우월함은 고예림(박선영)이 화장실에서 여다경(한소희)에게 경고를 하는 부분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저 이감독 장난감이기 때문에 봐주었던건데, 임신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명백하게 경고한다. 고예림은 지선우의 불륜녀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남편의 외도 또한 그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데 지나지 않는다는 위안을 가진다.

 

 

 

이 상황에서 지선우가 복수하는 방법

 지선우가 제대로 복수하는 방법은 상하관계를 다시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뒤집어야 한다.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먼저 지선우는 그들의 비밀을 쥐고 흔들어야 한다. 지선우가 김영민과 관계를 가진 이유는 단순히 남편의 재정상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영민과 그 아내에 대한 복수이다.

 두번째로 그들을 집단적 상황 속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지선우가 그들 집단의 손바닥에 놓여 놀아난 것처럼, 그들을 사회적으로도 매장시켜야한다. 병원에서도, 회사에서도. 그들에 대한 복수가 단계적으로 쌓이면서 결과적으로는 남편과 불륜상대에 대한 완전한 복수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앞으로 극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지선우를 속인 주변인물에 대한 복수가 곧 남편에 대한 복수를 준비하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으로 진행된다면 극에 대한 긴장감이 계속 유지될 것 같다.